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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4
장–뇌 축과 장–뇌 상호작용 장애의 최신 이해
안녀하세요 드림한의원 원장입니다.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배가 부글거리거나, 시험을 보러 가는 길에 대변이 급해지고, 여행이나 장거리 이동을 앞두면 평소보다 장이 예민해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드림한의원에도 수험생이나 직장인들이 이런 증상으로 내원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데요.
이런 증상을 흔히 ‘신경성 장염’ 또는 ‘스트레스성 장염’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장에 염증이 생긴 것과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단순히 마음이 예민해서 나타나는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뇌와 장이 신경계, 면역계, 호르몬, 장내 미생물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장–뇌 축(gut–brain axis)의 변화로 이해합니다.
장과 뇌는 서로 대화하고 있습니다
장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배출하는 기관이지만, 뇌의 지시만 받아 움직이는 수동적인 기관은 아닙니다.
장벽에는 독자적으로 장운동과 분비를 조절하는 장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가 넓게 분포합니다. 장신경계는 중추신경계, 자율신경계와 지속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장의 운동, 감각, 혈류와 분비를 조절합니다.
장–뇌 축은 단순히 뇌와 장을 연결하는 한 개의 신경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현재는 다음 요소가 함께 작용하는 복합적인 양방향 네트워크로 이해합니다.
뇌와 척수를 포함한 중추신경계
장 자체의 신경망인 장신경계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미주신경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
장 점막과 면역계
장내 미생물과 미생물이 만드는 대사산물
즉, 뇌의 상태가 장운동과 장 감각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장에서 발생한 신호도 뇌의 감각, 정서와 스트레스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PubMed Central (PMC))
‘기능성 위장관질환’에서 ‘장–뇌 상호작용 장애’로
과민성장증후군이나 기능성소화불량은 내시경과 영상검사에서 뚜렷한 구조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질환을 ‘기능성 위장관질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기능성’이라는 표현이 마치 실제 질환이 없거나 환자가 증상을 과장하는 것처럼 오해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이를 장–뇌 상호작용 장애(disorders of gut–brain interaction, DGBI)라고 부릅니다.
장–뇌 상호작용 장애란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조합으로 나타나는 질환군을 말합니다.
장운동의 변화
내장 감각의 과민
장 점막 및 면역기능 변화
장내 미생물 환경의 변화
장에서 올라오는 신호를 뇌가 처리하는 방식의 변화
과민성장증후군, 기능성소화불량, 기능성 변비, 기능성 설사 등이 대표적인 장–뇌 상호작용 장애에 포함됩니다. 2026년 현재 로마재단은 최신 국제 분류 체계인 Rome V를 통해 이러한 질환의 정의와 진단·치료 체계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The Rome Foundation)
스트레스는 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스트레스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복통이나 설사를 겪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원래 장이 예민하거나, 수면 부족과 피로가 누적되었거나, 과거에 장염이나 심한 복통을 경험한 사람은 스트레스에 대한 장의 반응이 커질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교감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이 활성화됩니다. 이 과정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은 다음과 같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장운동 속도의 변화
장액 분비의 변화
장 점막 혈류의 변화
장벽 투과성과 면역 반응의 변화
내장 통증에 대한 민감도 증가
반대로 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통증, 팽만감과 변의는 뇌에 계속 전달됩니다. 뇌가 이 신호를 위험한 것으로 판단하면 장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고, 평소에는 의식하지 않았던 장의 움직임까지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트레스와 장 증상의 관계는 단순히 ‘마음이 불편해서 배가 아픈 것’이 아닙니다. 뇌와 장 사이의 신호 조절이 달라지면서 나타나는 실제 생리적 반응입니다. (PubMed Central (PMC))
내장 과민성이란 무엇일까요?
장–뇌 상호작용 장애를 이해할 때 중요한 개념이 내장 과민성(visceral hypersensitivity)입니다.
장 안에서는 음식물, 가스와 대변이 이동하면서 장벽이 늘어나고 수축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한 움직임을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내장 과민성이 있는 사람은 정상 범위의 장 팽창이나 움직임도 다음과 같이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배가 부글거리는 느낌
가스가 가득 찬 느낌
갑작스러운 변의
쥐어짜는 듯한 복통
배 속이 불안하고 불편한 느낌
중요한 것은 실제 장운동의 강도뿐 아니라, 장에서 올라오는 신호를 척수와 뇌가 얼마나 크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입니다.
증상이 반복될수록 환자는 배의 움직임을 더 자주 확인하게 되고, 작은 장음이나 가스 이동도 위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에 대한 주의와 불안이 다시 증상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2025년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 장 증상과 위협 신호에 대한 주의 편향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인지적 특성이 증상 악화와 정서적 고통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시되었습니다. (PubMed)
식후에는 왜 증상이 심해질까요?
식사를 하면 위가 늘어나면서 대장의 움직임이 증가합니다. 이를 위대장반사(gastrocolic reflex)라고 합니다.
식사 후 대변이 마려워지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 반응입니다. 그러나 장이 예민한 사람은 식후 장운동과 장 팽창을 훨씬 불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 상황에서는 식후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과식하거나 급하게 먹었을 때
기름진 음식이나 찬 음식을 먹었을 때
커피를 함께 마셨을 때
식사 직후 이동하거나 긴장되는 상황에 들어갈 때
화장실에 바로 갈 수 없는 장소에 있을 때
최근에는 장–뇌 상호작용 장애에서 식후 증상을 단순히 특정 음식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음식 자극과 장운동, 면역 반응, 내장 감각 및 심리적 예측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PubMed)
장은 불편했던 상황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버스, 지하철, 고속도로, 시험장 또는 회의실처럼 화장실에 바로 가기 어려운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장이 불편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실제 식후 장운동이나 급성 복통으로 시작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경험이 반복되면 뇌는 특정 상황과 장 증상을 연결하여 학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순환이 만들어집니다.
장거리 이동 → 화장실에 대한 걱정 → 장에 주의 집중 → 장운동과 감각 증가 → 복부 불편 → 걱정 증가
이때 버스나 지하철이 장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그러나 뇌가 그 상황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장소’로 예측하면서 자율신경과 내장 감각이 먼저 반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학습 반응은 의지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며, 증상을 지어내는 것도 아닙니다. 신경계가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학습한 반응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장내 미생물도 장–뇌 축에 관여합니다
장내에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 다양한 미생물이 살아갑니다.
장내 미생물은 음식물을 분해하고 단쇄지방산과 여러 대사산물을 생성하며, 장 점막과 면역계, 장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일부 미생물 대사산물은 신경계와 면역 신호를 통해 뇌 기능에도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습니다.
장–뇌 상호작용 장애 환자에게 장내 미생물 구성의 차이가 관찰된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생물과 그 대사산물은 장운동, 내장 감각, 장벽 기능, 장 분비와 중추신경계의 신호 처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PubMed)
다만 현재까지 과민성장증후군을 일으키는 하나의 특정 세균이나 공통된 미생물 패턴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유해균이 많아서 생긴 병’이라고 단순화하거나, 모든 환자에게 같은 유산균을 복용시키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와 대변미생물 이식 등이 연구되고 있지만, 균주의 종류와 환자의 증상 유형에 따라 결과가 다르며 아직 개인별 치료 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PubMed)
장 점막과 면역계도 함께 봐야 합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전형적인 염증성 장질환과는 다릅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게는 장 점막 장벽, 비만세포, 사이토카인과 저등급 면역 활성의 변화가 관찰됩니다. 특히 감염성 장염을 앓은 뒤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이 시작되는 감염 후 과민성장증후군은 장 점막과 면역 반응의 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모델입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장–뇌 상호작용 장애는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는 질환이 아니라, 환자마다 장운동·감각·면역·미생물·스트레스 반응의 비중이 다르게 나타나는 질환군입니다. (PubMed Central (PMC))
장–뇌 축 치료는 마음만 치료하는 것이 아닙니다
장–뇌 축이 중요하다고 해서 과민성장증후군을 정신적인 문제로만 치료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치료는 환자의 주된 증상과 병태에 따라 여러 방법을 조합합니다.
1. 장운동과 배변 상태 조절
설사, 변비, 복통과 복부팽만 중 어떤 증상이 중심인지에 따라 식이조절과 약물치료를 선택합니다.
2. 식사 관리
일정한 시간에 천천히 식사하고, 과식과 반복적으로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을 줄입니다.
일부 환자에게는 저포드맵 식사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음식을 장기간 제한해서는 안 됩니다. 제한식 이후에는 음식을 단계적으로 다시 섭취하며 개인별 유발 식품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3. 뇌–장 행동치료
인지행동치료, 장 지향 최면치료와 이완훈련 등은 장 증상이 ‘마음에 달려 있다’고 설득하는 치료가 아닙니다.
장 신호에 대한 과도한 경계와 두려움, 회피 행동을 줄이고 뇌가 장 감각을 처리하는 방식을 재조정하는 치료입니다.
2024년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는 여러 장–뇌 행동치료 중 일부가 과민성장증후군의 전반적인 증상과 복통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인지행동치료와 장 지향 최면치료가 주요 치료법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PubMed)
4. 점진적인 노출과 안전 경험
화장실에 가기 어려운 장소를 계속 피하면 뇌는 그 장소를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조건에서 짧은 시간부터 단계적으로 이동하고, 약간의 불편함이 있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경험을 쌓으면 조건화된 반응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5. 수면과 운동
수면 부족과 지속적인 피로는 통증 민감도와 자율신경 조절에 영향을 줍니다.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은 장운동뿐 아니라 스트레스 반응과 전반적인 신체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성 장염’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이유
장 증상이 긴장과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는다고 해서 모든 복통과 설사를 장–뇌 축의 문제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다른 소화기질환을 우선 감별해야 합니다.
혈변 또는 검은변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발열
지속적인 구토
밤에 잠을 깨울 정도의 복통이나 설사
빈혈
점점 심해지는 국소 복통
복부 종괴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질환의 가족력
최근 갑자기 시작되어 지속되는 배변 습관의 변화
장–뇌 상호작용 장애는 다른 질환을 충분히 살펴본 뒤, 증상의 양상과 배변의 관계를 종합하여 진단해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장과 전신의 반응을 함께 살펴봅니다
같은 과민성 장 증상이라도 환자마다 나타나는 양상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찬 음식을 먹으면 바로 설사하고 복부가 차며, 어떤 사람은 긴장하면 장이 빠르게 움직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복부팽만과 가스가 중심이고, 다른 사람은 변비와 복통이 반복됩니다.
한의학적 진료에서는 단순히 과민성장증후군이라는 병명만으로 동일한 처방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평소 추위를 많이 타는지
찬 음식에 증상이 악화되는지
식후 즉시 증상이 나타나는지
스트레스나 이동 상황과 관련되는지
설사와 변비 중 어느 쪽이 중심인지
복부가 긴장되어 있는지 무력한지
수면과 피로 상태는 어떠한지
등을 함께 살펴봅니다.
치료에서는 예민해진 장의 긴장을 완화하고, 과도하거나 불규칙한 장운동을 안정시키며, 소화기와 전신의 순환 상태를 조절하는 방향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장–뇌 축이라는 현대의학적 개념과 한의학적 치료가 완전히 같은 이론은 아닙니다. 그러나 장 증상을 장 하나의 국소 문제로만 보지 않고, 신경계·정서·수면·체온·식사와 전신 상태를 함께 관찰한다는 점에서는 임상적으로 연결하여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장이 예민하다는 것은 마음이 약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장–뇌 축은 뇌가 장을 일방적으로 지배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뇌의 신호가 장에 영향을 주고, 장의 상태 역시 뇌의 감각과 정서 반응에 영향을 줍니다. 장내 미생물과 면역계, 호르몬과 자율신경도 이 과정에 함께 관여합니다.
따라서 과민성 장 증상을 치료할 때는 장과 마음 중 어느 하나만 선택할 것이 아니라,
장운동과 배변을 안정시키고
식사와 수면을 조절하며
과민해진 내장 감각을 낮추고
특정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회피를 줄이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검사에서 큰 이상이 없다는 말은 증상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장–뇌 상호작용 장애는 장과 뇌 사이의 조절 체계가 예민해진 실제 질환이며, 환자의 증상 양상과 체질적 취약성을 정확하게 살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문헌
Rome Foundation. What Is a Disorder of Gut-Brain Interaction? Rome Foundation.
Rome Foundation. Rome V: Disorders of Gut-Brain Interaction, 5th Edition.
Soufan F, et al. The Gut-Brain Axis in Irritable Bowel Syndrome. Journal of Cellular and Molecular Medicine. 2025.
Holtmann G, et al. Decoding the Gut-Brain Axis: A Journey Toward Targeted Treatment in Disorders of Gut-Brain Interactio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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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d AC, et al. Postprandial Symptoms in Disorders of Gut-Brain Interaction.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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